• 이슈클로즈업 - '방송미디어 규제체계 정비 및 개선 필요성', 
• BC 스핀오프 -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친 시대별 다큐멘터리'를 다뤄보았어요!

3월 5일 미디어 사업자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소식이 들려왔어요.

바로 미디어·콘텐츠 컨트롤타워가 만들어진다는 내용의 뉴스였죠.

범정부 정책 컨트롤타워 미디어콘텐츠산업발전위원회가 국무총리 직속 자문기구로 출범하여,

미디어·콘텐츠산업 관련 국정과제를 이행할 것이라 발표했어요.

미디어콘텐츠산업발전위원회에서 주도할 국정과제 중에는

방송 등 전통 미디어와 OTT 등 새로운 미디어를 포괄하는 수평적 규제체계 조성이 포함되어있어요.

따라서 이번 호에서는 '방송미디어 규제체계 정비 및 개선 필요성' 내용을 다뤄보려고 해요.

우선 앞서 언급한 미디어·콘텐츠산업 관련 국정과제 중에 글로벌 미디어 강국 실현 부분을 보면,

미디어 전략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전담기구 설치를 추진하고

신(新) ‧ 구(舊)미디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미디어 미래전략 및 법제 마련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그리고 방통위 역시 정책과제에 ‘시청각 미디어 서비스 법제 마련’을 포함해두었죠.

이처럼 미디어 통합법제 마련이 미디어 업계의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이에요.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이미 통합 법제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는데, 

어떠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유럽연합의 시청각미디어서비스지침(AVMSD) (feat.프랑스)

OTT가 등장하고 개정된 미디어 규제로 가장 대표적인 것은 EU의 시청각미디어서비스지침(Audiovisual Media Services Directive, AVMSD)이에요.

지침이 등장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요?

아래 조사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유럽 SVOD(주문형비디오구독) 구독 순위 중

상위권 5위에 단 한 곳을 빼고 미국OTT 사업자들이 차지하고 있어요.

넷플릭스와 HBO, 아마존 프라임, 디즈니 플러스가 대부분의 구독시장을 점유했음을 알 수 있죠.

이와 같은 상황 속에 EU는 다양한 제도를 통해 자국내 문화산업을 지키고자하였고,

그 결과 등장하게 된 것이 AVMSD(시청각미디어서비스지침)였어요.

시청각미디어서비스지침(AVMSD)은 2007년, 2010년, 2018년 여러 차례에 거쳐 개정되었는데,

그 내용을 한 번 세부적으로 살펴볼게요.

우선 2007년 개정된 내용은 

실시간 방송과 VOD 서비스를 총칭하는 개념으로 ‘시청각미디어서비스’를 도입했어요.

미디어 환경이 변화하고 TV 방송 외에 VOD나 실시간 스트리밍 등의 미디어 제공 방식이 등장하자 기존의 수직적 규제체계에서 동일 서비스(전송, 콘텐츠)에 동일 규제를 적용하는 수평적 규제체계로 변화한 것이죠.

그 원칙으로 방송통신서비스를 전송계층과 콘텐츠계층으로 이원화하였는데,
망과 플랫폼과 같은 전자통신서비스는 전송,

시청각미디어서비스와 인터넷 콘텐츠와 같은 정보사회서비스는 콘텐츠 계층으로 분류하였죠.

2010년 개정에서는 ‘유럽산 제작물 쿼터제’가 도입되었어요.

유럽 제작물을 전체 방송시간의 50%이상 의무 편성 하도록 규제했죠.

또한 방송시간의 10%와 제작예산의 10%를 독립제작사가 제작한 유럽 제작물에 배정하도록 했어요.

2018년에는 문화적 성격의 의무가 강화되었어요.

우선 비디오 공유 플랫폼(Video Sharing Platform, VSP) 서비스 개념이 신설되고, 유튜브와 페이스북까지도 적용범위가 확대되었죠.

또한 거대 자본을 선두로 한 스트리밍 플랫폼 사업자들이 유럽 콘텐츠 생산과 배포에 많이 기여하도록 했죠.

사업자들은 제공 서비스 중 30%는 유럽 제작물로 채워야하고 서비스 제공시 표시해야 했으며,

VOD 사업자까지도 유럽산 제작물 쿼터제가 적용되어 유럽 콘텐츠 제작에 직접 투자하거나 기금 부담 또는 세금의 형태로 기여해야할 의무가 생겼죠.

한편, 프랑스는 EU의 '시청각미디어서비스지침'을 유럽에서 가장 먼저 국내법으로 반영하였어요.

프랑스는 시행령에 따라 VOD 사업자에게 방송사들과 대등한 법적 지위와 의무를 부과하였죠.

VOD 사업자는 방송사와 마찬가지로,

프랑스의 시청각‧디지털 통신규제기관(Arcom)과 협약을 체결해야 하며,

프랑스 국립영화센터(CNC)에 VOD 사업자 신고를 하고,

콘텐츠 매출 기준으로 CNC에 세금을 납부해야 해요.

또한 프랑스 정부는 글로벌 OTT 사업자들도 자국 방송사업자들과 동등한 법적 지위와 의무를 부과하는 동시에 기존 방송사업자들에 대한 규제는 완화하였어요.

덕분에 TV방송사업자들은 시청자 맞춤형 광고(타겟광고)와 영화 광고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지상파에서는 영화편성도 확대할 수 있었죠.  

타겟TV광고의 수익은 2025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855억 달러로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내용의 이미지

지금까지 미디어 환경 변화를 반영한 유럽의 규제개선 내용을 알아보았어요.

이제 국내에서는 이러한 노력이 없었는지 현황을 알아볼게요.

우리나라의 현재 방송통신 규제체계는 전송망을 기준으로 방송과 통신을 구분하고,

규제를 차별적으로 하고 있는 수직적 규제체계에요.

아래 그림으로 알 수 있듯이

방송망 서비스는 방송법, IPTV법, 방송(광고)심의규정으로 규제되고 있고,

통신망 서비스는 전기통신기본법, 전기통신사업법, 정보통신망법, 정보통신심의규정으로 규제되죠.

특히나 방송사업자는 사업면허에 따라 규제를 차별적으로 적용하고 있어요.

지상파방송사업자, 방송채널사용사업자, 종합유선방송사업자, 위성방송사업자 등이 모두 구분되어 차별적으로 규제를 받고 있죠.

하지만 방송과 통신의 경계영역에 자리한 OTT와 같은 사업자들이 생겨나면서,

기존 방식의 규제체계에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이에요.

유럽연합이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여 규제를 바꿔나간 것처럼,

국내에서도 규제체계 정비 노력이 2020년에 있었어요.

바로 방통위와 과기정통부가 2020년 공동으로 추진한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 내용이에요.

해당 발전방안은 국내 미디어콘텐츠 사업자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규제 완화, 투자 확대 등의 범부처 합동 전략 내용을 담고 있었어요.

특히나 칸막이식 규제 환경을 타파하고 국내 사업자들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하였죠.

이러한 시도가 있었지만, 정부와 국회의 여러 상황으로 인해 아직까지 별다른 변화는 나타나고 있지 않아요.

미디어 시장과 산업 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그를 밑받침하고 있는 제도의 변화는 매우 더딘 상태인 거죠. 

그렇다 보니 미디어사업자들은 제도에 묶여있거나,

제도에 속해있지 못한 채 혼란이 가중될 수 밖에 없어요. 

이제 범정부 정책 컨트롤타워 ‘미디어콘텐츠산업발전위원회’가 출범하여

미디어·콘텐츠산업 관련 제도 개혁을 이끌어 나갈 예정이라고 하니,

부디 이번에는 하루 빨리 합리적인 제도 변화가 이루어져

급변하는 미디어 산업 환경에 발맞추어 나갈 수 있길 기대해보아요.